나고야에서의 만남
4월 말에 두번의 만남 이후 5월에는 타카네코의 오사카 투어를 보기 위해 오사카만 다녀왔기 때문에 코마리를 볼 수 없었다
6월 둘째주 주말 타카네코의 두번째 투어 장소는 센다이였는데
인천에서 센다이 직항보다는 도쿄로 가서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편이 20만원 정도 더 저렴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도쿄를 경유하기로 했다
뭐 겸사겸사 남는 시간에 겐바도 좀 갈겸 해서...
당시 무브도 요요요와 함께 양무브먼트로 전국투어 중이였는데
하필 그때 나고야로 투어를 갔기에 도쿄와 센다이에서는 무브를 볼수는 없었다
그렇게 6/11에 한국으로 귀국했다가 그 주 일요일인 6/16에 나고야에서 타카네코의 세번째 투어가 있었기 때문에
그 전날인 6/15에 주부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운이 좋게도 주부공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RAD JAM이라는 서킷에
무브가 출연했다

이제보니 이날 나호쨩이 없었다
당시에는 아직 다른 멤버들 이름도 몰랐던 시기라 코마리 외에는 누가 있는지 없는지도 신경을 안썼던거 같다
덕분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락커에 캐리어를 넣고 겐바로 향했다
후술하겠지만 이때 락커에 짐을 넣고 다시 열때 필요한 QR코드가 있는 종이조각을 받아서 지갑에 넣었는데
이것때문에 에피소드가 하나 생겼다
공항을 빠져나와 대로를 건너 조금만 더 걸으면 바로 겐바가 나왔다
살짝 꾸물꾸물한 날씨였지만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꽤나 선선하게 불어 일본의 6월치고는 매우 쾌적했다
위 사진에 있는 건널목을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아이돌들 차량으로 보이는 검은색 벤이 몇대 들어가길래
혹시...?하는 마음에 유심히 봤었다
어차피 스쳐지나가는데다가 무대의상도 아니라 알아보기 어려웠겠지만
서킷이라고는 해도 같은 건물 안에 큰 홀들이 위치했는데
홀2개에 각각 무대가 있었고, 가장 바깥쪽 홀이 특전회장 그리고 특전회장을 관통해서 나가면 야외에 무대가 하나 더 있는 구조
중앙 복도에 식당이랑 카페가 있어서 휴식하기에도 용이했다
엑스포라는 이름답게 한국으로 치면 킨텍스 같이 크게 크게 지어진 전시회를 전문으로 하는 장소같았다
여기가 복도인데 쉬는 오타쿠들, 특전회 들어가는 아이돌, 특전회 끝나고 퇴근하는 아이돌, 분주한 스텝들이 어지럽게 섞여있는 구조였다
나도 다른곳 보면서 걷다가 모르는 아이돌 하나랑 부딪힐뻔해서 거듭 사과했던 기억이...

보통은 타임테이블(이하 타이테)만 올려주는데 반해 가끔 이렇게 사진, 영상, 무슈, 리프트 등의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겐바들이 있는데 처음인 오타쿠한테는 매우 고맙다
이날 무브는 전부 금지
뭐 보통 전부 금지다 가끔 사진이나 영상이 오케이인 날도 있지만
이날은 어차피 무브만 보는데 만엔 가까이 하는 전방권은 부담스러워서 일반권으로 구매를 했었다
서킷은 역시 오시팀이 겹쳐야 유리하다
일반석에서 최전까지 뚫고 들어가서 펜스잡고 보긴했지만 역시 거리가 좀 있긴했다
다행인건 앞타임이라 전방쪽에 사람이 널널해서 시야가 뚫려있어 가리는것 없이 잘 보였다
아직도 후리코피는 못외워서 앞에 있는 오타들을 보면서 한박자 늦게 휘적거리는게 전부였지만
콜은 좀 제대로 들어갔던거 같다 (그래봐야 무브는 콜이 기본콜밖에 없다)
라이브가 끝나고 특전까지 30분 가까이 텀이 있어서 중간에 다른 홀에 가서 이누와시를 봤던거 같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신경쓰여서 결국 보는둥 마는둥하다가 두곡만에 나와서 특전회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여기가 특전회장 입구인데 이렇게 찌라시나 우치하를 나눠주는 아이돌들이 많았다
시부야 JR역 입구를 방불케하는 느낌
이 거대한 홀에 양사이드에 부스들이 줄지어 있고 동시에 특전을 진행하는 방식이였는데
그러다보니 기다리면서도 다른 줄에서는 뭐하고 있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이벤트를 하는 팀들도 있어서 특전 줄이 길었어도 눈이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특전회장 한구석에서는 이렇게 소규모 무대도 만들어서 라이브도 했는데
아무리 넓은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벽도 뭣도 없어서 덕분에 매우 시끄러웠다
이날 코마리랑은 했던 얘기중에 생각나는건 다음날 TIF 메인스테이지 쟁탈전 예선이 있는데 그게 그룹 내에서도 그렇고
코마리 본인에게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는 정도?
그리고 두번째 루프에서 찍을때는 코마리가 투샷 (위 사진에서는 제일 마지막에 있는 체키)의 포즈를 정했는데
그게 다음날 처음으로 공개(피로)하는 곡의 포즈라고 귀뜸해줬다
이때 아마 처음으로 하는 스테이지라고 설명을 하길래
나 " 初披露(하츠히로; 첫피로)?"라고 되물으니
코 "맞아,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으니까 너무 좋다"
나 "피로라고 하면 못알아들을까봐 쉬운 말로 설명해준거야? 상냥하네"
코 "고마워 근데 진짜 대단하다 일본어 잘한다"
나 "아직 못하는데 오타카츠(덕질) 열심히 하니까 오타카츠에서 자주 듣는 단어는 대부분 아는것 뿐이야ㅋㅋ"
나 "코마리도 고등학생 때 한국어 배웠다면서! 최근에는 영어도 공부하는거 같고"
코 "맞아 kpop 아이돌 하고 싶어서 고등학생 때 한국어 배웠었어 공부 못해서 선생님이 싫어했지만ㅋㅋ"
코 "영어는 최근에 조금씩 하고 있어 조금씩"
나 "거기에 중국어도 잘하잖아 코마리야말로 진짜 대단해 벌써 4개국어잖아!"
코 "틱톡에서 버즈(유행)하면서 중국 팬들 유입이 많아서 대학에서 공부했어"
뭐 이런 얘기를 했었다
코마리는 한국어를 조금은 할 수 있다
단어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띄엄띄엄 말하는 정도지만 기본적인 문장 구성은 할 수 있는 정도?
그리고 한글도 읽을 수 있어서 가끔 틱톡 라이브에서 한국어로 치는 짧은 채팅은 읽어주기도 한다
워낙 팔로워가 많은데다 라이브도 거의 매일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두세명 정도 한국인들이 들어와서 채팅을 치는데
90% 이상이 한국어로 장문 채팅을 치고 안읽으니 나가는 식인데
나머지 중에 번역기 돌려서 일본어로 채팅치는 사람도 있긴하지만
한창 대화하고 있는데 대화주제랑 영 벗어난 얘기를 하니 코마리가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읽고 말해도 못알아듣는게 보통이겠지만..
그래도 짧게 이쁘다 귀엽다 이런건 눈으로라도 읽고 기분 좋아하니 있어서 나쁠건 없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각종 외국인들이 즐비하다보니 빈도도 엄청 낮은 편이기도 하고
이날 특전회는 평소보다 긴 90분이였는데 딱히 어딜 급하게 가야할것도 아니라 처음으로 마지막까지 있어보기로 했다
다만 타카네코 투어 때문에 매주 비행기를 타고 있는 상황이라 주머니 사정이 안좋아서 풀루프를 돌기엔 무리라중간에 슈뢰딩거의 개 라이브를 보러 갔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두곡만에 다시 나오게 됐는데
이렇게 계속 앞사람들도 그렇고 스텝들도 그렇고 뒤를 쳐다보는 이유는 리프팅을 타고 팬스에 부딪혀오기 때문이다
무작정 앞으로 돌진해버리기 때문에 팬스에 붙어있다가 중간에 낑길 수 있어서 계속 뒤를 보면서 주의할 수 밖에 없었다
앞에 곡에서도 몇번을 그렇게 해서 처음엔 방심한 스텝들이 제대로 방어를 못해서 몇명 팬스 앞으로 넘어갔는데
웃긴건 그렇게 넘어가면 갑자기 엄청 공손해지면서 총총거리면서 팬스 뒤쪽으로 뛰어간다는 점이였다
오시점이 선녀로 보일 정도로 라이브에 도저히 집중을 못하겠어서 결국 에이~ 안봐! 하면서 겐바를 나오게 됐다
다시 특전회장으로 가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다니다가 마지막 즈음에 다시 무브쪽 부스에 가서 체키를 찍었는데
RAD JAM에서는 재밌던것 중에 하나가 예거 마이스터가 메인 서포터라서 한잔씩 시음할수도 있었고
드링크권 교환하는 곳에서 음료를 구매해서 원하는 아이돌을 지정하면 대기실에 전달해주는 시스템이 있었다

현장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아이돌 대기실에 원하는 음료를 전달하는데 음료에 예거를 보내는것도 가능했다
진격의 거인의 심장을 바쳐라를 패러디해서 '바쳐라! 사랑과 간을!' 이라는 구호를 썼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돌들 중에 예거를 받고는 이렇게 레스아닌 레스를 해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나름 신박하고 재밌었다
다시 무브로 돌아오면 마지막 체키를 찍고 내 뒤로 있던 서너명이 끝나자 마무리를 했는데
오타들이 멤버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으니 오늘 원정 같이 와줘서 고맙다 수고했다
내일 TIF 메인스테이지 쟁탈전 중요하니까 못오는 사람은 온라인으로 투표할 수 있으니까 부탁한다는 얘기와 함께
특전회가 마무리되었다
아 마지막 인사할때 멤버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인사를 했는데
오타들한테도 강제로 어깨동무를 하게 시켜서 덕분에 초면인 오타쿠랑 어깨동무하고 인사를 했다ㅋㅋ
다음날이 타카네코 나고야 투어 라이브가 있었는데
다행이 무브의 TIF 메인스테이지 쟁탈전 예선 시간이랑은 겹치지 않았지만 투표시간이 생각보다 딜레이가 많이 되는 바람에
무대 보려고 입장해서 대기하면서 혼자 이어폰 꼽고 투표하려고 계속 대기했었다
다행이 여기서 1등을 하면서 1,2등이 올라가는 예선전을 지나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른 그룹에서 2팀이 올라가 결승에서 4팀이 겨루고 우승자만이 TIF에서 메인스테이지에 설 수 있는 시스템이였는데
다음날 사고가 터졌다
온라인 투표에선 번복되는 사태가 있었고
오프라인에서는 다른 그룹 오타쿠에게 투표권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면 그대로 빼앗아서 도망가는 사람이나
주머니에 들어있는 투표권을 슬쩍하는 사람, 돈주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회장밖에서도 싸움이 일어서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었다


이렇듯 여기저기에서 문제가 불거져 결국 2부에서는 모든 출연자가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걸로 되어
결승에는 무브와 첫날 2등이였던 아이마이만 올라가서 다시 붙는 셈이 되어버렸다
정말이지 매일매일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시트콤 같은 세계다